유짓수 vs 빅마우스, 코리안 볼카로 거듭난 밴텀급 챔피언의 한계는 어디까지?

7월 22일 블랙컴뱃 세븐의 메인 이벤트, 유짓수 vs 빅마우스의 밴텀급 타이틀전 경기를 분석합니다. 유짓수는 이번 시합에서 높은 파이트 IQ와 타격 실력을 보여주며 코리안 볼카노프스키와 비교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 글에서는 유짓수의 경기력과 전략을 자세히 살펴보고,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노잼 취소

유짓수 선수의 경기는 노잼으로 유명합니다. 유짓수는 그동안 엄청난 그래플링 실력을 바탕으로 주로 개비기 위주의 싸움을 해서 노잼으로 승리를 해오던 선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 넘버링에서는 그동안의 모습과 전혀 다른 경기를 보여주면서 노잼을 탈출해버렸습니다. 개체 실패로 인해 라운드당 1점씩 감점된 상황에서 개비기를 통한 판정승을 노릴 수 없고 꼭 피니시로 이겨야 되기 때문이었는지, 아니면 유짓수가 진짜 이제 타격까지 장착된 진정한 육각형 파이터로 발전한 것인지는 몰라도, 이번 경기를 보고서는 절대 유짓수가 노잼이라는 소리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짓수는 연장까지 진행한 4개의 라운드 동안 타격과 그래플링을 6:4 정도의 비율로 운영하며 노잼이 아닌 예스잼 꿀잼 경기를 선보였습니다.

앞으로도 이번 경기처럼 적정비율로 타격을 섞으면서 시합을 한다면, 항상 유짓수의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노잼 경기의 이미지를 탈출해서 팬들도 더 많이 생길 것 같고, 큰 무대에 갈 수 있는 스타성까지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리안 볼카 유짓수

유짓수의 이번 경기를 본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왜 유짓수가 타격을 이렇게 잘하냐는 생각이 들었을 것입니다. 국내 탑급의 그래플링 실력에 가려져서 타격 실력이 부각되지 않았던 것인지, 그동안은 사실 유짓수의 타격을 유심히 살펴볼 기회가 많이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불행 중 다행으로 유짓수가 개체에 실패해서 감점을 받아 피니시를 노릴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평소와 다르게 타격 위주로 경기를 운영했고, 팬들에게는 꿀잼 타격전 경기를 선사하게 된 것입니다. 이번 경기에서 유짓수의 타격 스타일을 보면, 왠지 어딘가 모르게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UFC 페더급 챔피언이자 B4P 1위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입니다. 그 선수는 키와 체형도 비슷하고, 이번에 유짓수가 개체 실패 때문에 몸무게를 조금이라도 더 낮추려고 삭발까지 해서 더 닮은 모습입니다.

하지만 닮은 부분은 단지 외적인 모습만이 아닙니다. 볼카노프스키는 잽을 정말로 잘 사용하는 선수인데, 잽을 던질 때 그 방향으로 골반을 같이 회전시키기 때문에, 직선지르기 공격인 잽에 회전성을 추가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재배 파워가 어마어마합니다. 또한 잽을 던질 때 어깨까지 밀어넣기 때문에, 훨씬 더 깊숙히 뻗을 수 있고 적중률도 좋은 것입니다. 유짓수도 빅마우스와의 벤텀급 타이틀전에서 압손을 사용하는 잽 공격을 상당히 많이 사용했습니다.

경기를 타격 위주로 운영하기 시작한 2라운드부터 경기를 한번 살펴보면, 볼카와 비슷하게 잽을 그냥 던지는 것이 아니라 어깨를 들여쓰는 동시에 잽 방향으로 골반을 틀어서 잽을 던지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유짓수는 잽을 단지 거리 책이나 연기 동작을 위한 용도로만 사용하지 않고, 진짜 볼카처럼 공격성 앞선 잽을 잘 활용해서 타격과인 빅마우스를 상대로 타격전에서 우위를 가져와버렸고, 빅마우스의 앞면에 적금처럼 다달이 데미지를 적립해 출혈을 발생시키는 모습까지 보여주면서 경기 양상이 고종과 볼카의 매치를 연상시키기까지 했습니다.

유짓수 vs 빅마우스, 코리안 볼카로 거듭난 밴텀급 챔피언의 한계는 어디까지?
사진출처 : 블랙컴뱃

 

파이트 IQ

유짓수가 볼카와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단지 외모와 앞 손짓 공격만이 아닙니다. 볼카를 평가할 때 여러 장점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다고 말할 수 있는 요소 중에 하나가 바로 높은 파이트 IQ입니다.

파이트 IQ는 쉽게 말해서 경기를 영리하게 풀어나가는 능력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파이트 IQ는 엄청난 연습과 경험으로 기를 수도 있지만, 시합은 언제나 똑같이 흘러가는 법이 없고 변수 투성이어서 과거 데이터로 100% 통제가 불가능한 영역입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 중요한데, 유짓수의 경기를 보면서 이 파이트 IQ가 높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반적인 경기 운영 측면에서는 1라운드의 본인의 강점인 개비기를 포함한 그래플링으로 포인트를 따는 것과 동시에 빅마우스의 체력을 털어버렸고, 2라운드부터는 상대를 피니시 시키기 위해 상대가 예상치 못한 타격전으로 조져버렸습니다. 그라운드는 워낙 유짓수가 압도적이라 패스하고, 두 선수의 타격전만 놓고 보더라도 유짓수는 경기 중에 계속 페인트 동작을 보여주며 빅마우스가 타이밍을 신경 쓰게 했고, 또 1라운드 그라운드에서 점수를 많이 뺏겼기 때문에 유짓수가 태클 모션만 가끔 섞어줘도 빅마우스는 가드가 내려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유짓수는 이 상황을 이용해서 빅마우스가 지속적으로 업다운 체크를 하게 만들었고, 가드가 내려가는 빈틈을 포착해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묵직한 앞 손 데미지를 적립시켰습니다. 또 좌우 스탠스도 자주 전환해가며 상대가 거리감을 잡는 것까지 혼란에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활용 점정으로 마지막 연장 라운드에서는 본인에게 부여된 페널티인 감점이 사라졌기 때문에 다시 한번 빅마우스를 본인의 영역인 그라운드로 초대해 암 드라이앵글 초크로 서브미션을 받아낸 것입니다. 이렇게 유짓수는 전반적인 경기 운영뿐만 아니라 빅마우스의 영역이라고 생각됐던 타격전에서조차 타이밍과 랩에 거리까지 모든 수싸움에서 우위를 보여주며 높은 파이트 IQ를 가진 파이터임을 증명했습니다.

 

결론

오늘은 7월 22일 블랙컴뱃 세븐 메인 이벤트, 유짓수 vs 빅마우스의 밴텀급 타이틀전 경기를 분석해보았습니다. 유짓수는 이번 시합 이후로 강경호, 김수철과 함께 국내 밴텀급의 탑3 파이터로 거론될만큼 매우 압도적인 실력을 가진 것을 증명했지만, UFC에서 활동하는 강경호 선수와 RIZIN에서 활동하는 김수철 선수처럼 아직까지는 누구나 인정할 만한 강자들을 상대해 왔다고는 말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넘버링 이후로 현재 유짓수가 앞두고 있는 시합은 8월 나이자 FC 방어전과 9월 2차 대항전인데, 여기서 맞붙게 될 선수들이 다 보통이 아닌 선수들입니다. 나이자 방어전의 상대는 19승 2패의 전적을 가진 술탄 졸도시백이라는 타격과로 현재 5연승을 기록하고 있고, 기비 2차 대항전의 상대는 기비 밴텀급 시즈카이고이 선수는 20승 5패 6연승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7월 22일 블랙 컴뱃 대회 이후 일정들이 8월 말과 9월 중순으로 예정되어 있어서 두 경기를 다 치룰 수 있을지는 걱정이지만, 해외 강자들과 겨룰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이 기회들을 전부 잡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유짓수가 이렇게 해외 강자들을 상대로도 이번 넘버링과 같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면, 유짓수 알딘이 가능하냐, 유짓수 UFC 먹히냐 등과 같은 질문에 앞으로는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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