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평균이 왜 이렇게 높지? – 평균 올려치기 문화가 미치는 영향

통계나 미디어를 보면 대한민국에 잘사는 사람들이 참 많아 보입니다.  실제로 평균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비율을 알아보고, 미디어와 사회적 분위기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봅시다.

평범한 인생이란?

요즘 인터넷에 그런 얘기가 많이 나와요. 대한민국에는 평균 올려치기 문화가 있다고 합니다. 평범한 인생에 대한 이미지가 상향평준화돼 있다고 하는 거죠. 실제로 평범한 사람들의 삶은 그렇게까지 풍족하지 않은데, 미디어에서 비춰주는 평범한 삶이 지나치게 화려하게 묘사가 되어 있다고 합니다. 이런 얘기들이 공감대를 사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평범한 인생이란 무엇일까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학력과 직업을 가지고, 안정적인 소득과 자산을 확보하고, 결혼하고 자녀를 낳고, 노후에는 여유롭게 여행을 다니는 것일까요? 이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평범한 인생의 모습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인생을 살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노력과 희생이 필요할까요? 그리고 이런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실제로 얼마나 될까요?

우리가 평범한 인생에 대해 상상할 때,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이미지가 큰 영향을 미칩니다. 드라마나 영화, 광고 등에서는 평범하다고 소개되는 인물들이 사실은 평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삶을 즐기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의 고급 아파트에 살면서 해외 여행을 자주 가고, 명품과 고급 차를 소유하고, 성공적인 커리어와 사랑을 모두 갖춘 인물들이 평범하다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이런 미디어의 표현은 우리의 기준을 왜곡하게 만듭니다. 우리는 이런 이미지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삶과 비교하게 되고, 부족함과 불만을 느끼게 됩니다. 또한 이런 이미지를 보면서 자신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더 많은 돈과 명예를 추구하게 되고, 결국에는 스트레스와 고통을 겪게 됩니다. 이렇게 미디어는 우리의 욕망을 부추기고,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잊게 만듭니다.

사진캡처 : 블라인드 갈무리

평범한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요? 이 질문에 정확한 답을 내리기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평범한 인생이라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게 정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평범한 인생이라고 생각되는 조건들을 가지고 통계적으로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 집: 대한민국 전체 인구가 5천만이고, 이 중에 집을 가진 사람은 1500만 정도입니다. 비율로 보면 30% 정도인데, 이미 집을 가졌다는 것부터가 상위 30% 안에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집 있는 사람이 더 적습니다. 실제로 이 집을 가진 1500만 중에서 30대는 10% 정도밖에 안 됩니다. 그러면 30대 전체 인구 중에서는 집을 가진 사람이 25% 정도가 됩니다.한마디로 30대에 4분의 3이 집이 없는 것입니다
  • 소득: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소득은 2020년 기준으로 달에 320만원 정도입니다. 이 중 30대는 344만원입니다. 하지만 이 평균 소득은 고소득자들이 평균을 끌어올리는 경향이 있으므로, 실제로는 더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위소득이라는 것을 같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위소득은 전체 인구를 제일 적게 버는 사람부터 제일 많이 버는 사람까지 일렬로 세웠을 때, 제일 가운데 있는 사람의 소득입니다. 대한민국에서 딱 중간을 버는 사람입니다. 그럼 이 사람이 지금 얼마를 벌고 있냐면, 264만원 정도가 됩니다.이 정도 소득 주변에 분포되어 있는 분들을 진짜로 평범한 분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일자리: 대한민국에서 좋은 일자리라고 생각되는 것은 대기업이나 공기업, 공무원, 전문직 등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은 전체 일자리의 일부에 불과합니다. 일단 대기업 일자리가 얼마나 있냐면, 전체 일자리 중에서 16% 정도밖에 안 됩니다. 중소기업이 62%, 비영리 기업이 21%입니다. 그리고 공무원이나 공기업 같은 경우는 공공부문 일자리로 들어가게 되는데, 이런 일자리는 284만 개 정도입니다. 전체 일자리가 2558만 개였으니까, 이것도 비중으로 보면 11% 정도입니다.나쁜 일자리가 이렇게 많은데 좋은 일자리가 뭐니라고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 학력: 대한민국에서 평범한 학력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인서울 4년제 대학을 나오는 것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학력을 가진 사람들은 전체 고등학교 졸업생 중에서도 11% 정도밖에 안 됩니다.건동홍은 조금 애매한 학력이라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이것도 10% 안쪽입니다
  • 결혼: 대한민국에서 평범한 인생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결혼하는 것일 것입니다. 하지만 보다시피 절반 가까이가 미혼 상태입니다. 특히 30대 남자는 이미 절반을 넘었습니다. 이것은 30대 후반까지 포함한 통계이므로, 결혼 적령기인 30대 초중반만 보면 더 낮게 나올 것입니다. 결혼이라는 제도 자체가 무너지고 있고, 평범이나 평균이랑도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평범한 인생의 이미지가 왜 왜곡 되었을까?

실제로 다수를 차지하는 진짜 평범한 사람들은 그렇게 화려하게 살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다수의 평범한 분들보다는 소수의 잘 사는 사람들이 더 눈에 띄면서 이 잘 사는 사람들이 평범함의 이미지를 독점했다는 것입니다. 잘 사는 것이 평범해 보이는 것처럼 착시를 일으키는 것입니다. 왜 이 잘 사는 사람들이 더 눈에 띌까요? 우리 모두가 그 이유를 잘 알고 있습니다. 바로 이 잘난 사람들만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고 있거든요. 보여주고 싶고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많은 분들이니까요. 반면에 진짜 평범한 사람들은 보여주고 싶은 것도 보여줄 수 있는 것도 별로 없습니다. SNS는 그냥 눈팅용이에요. 누군가 화려한 무대에 선 것처럼 인생을 살고 있을 때 나는 그저 관람객이 돼 가지고 이것을 바라만 봐야 되는 거예요. 업로더와 다운로더가 분리되어 있습니다.

심지어 진짜로 평범한 사람들조차도 가끔씩 있는 좋은 경험들만 골라서 SNS라는 무대에 전시를 하죠. 그래서 미디어나 SNS에는 잘 사는 이야기만 노출이 되는 거고 거기서는 모두가 그렇게 살고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이 평범하게 보이고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블라인드에 올라오는 글을 보면 전부 다 대기업에 다니고 달에 700씩은 벌어요. 현대차 사무직이라는 한마디로 우리의 기를 죽일 수 있어요. 또 SNS에 보면 나만 유럽을 못 가본 거 같아요. 관찰형 예능이나 브이로그를 보면 상상조차 해본 적 없던 화려한 세계가 있어요. 내 주변 사람들은 또 그렇게 시집 장가들을 잘 갔어요. 배우자들이 하나같이 능력도 있고 잘생겼는데 가정에는 또 충실하기까지 해야 돼요. 이런 자랑할 만한 얘기들만 정보망의 도는 거예요.

여러분들, 그 잘 나가는 친구들 말고 잘 못 나가는 친구들 뭐 하고 사는지 알고 계세요? 잘 모르시죠. 유독 인터넷, 미디어, SNS 그리고 내 친구의 누구 이런 사회적인 네트워크와 정보망 안에서는 평균이 상향 평준화가 돼 있고 진짜 평범한 삶은 감춰지고 있어요. 굉장히 좋은 에너지만 가득한 세계인 것처럼 꾸며져 있어요. 하지만 그 긍정적인 에너지의 크기만큼 그걸 지켜보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은 부정적인 에너지를 키울 수밖에 없죠.

결론

이렇게 보면, 우리가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조건들을 가진 사람들은 전체 인구의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집도 없고, 소득도 낮고, 결혼도 못 하고, 자녀도 없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이 모두 불행하고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에 만연한 평균 올려치기 문화가 오히려 사람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SNS의 독이라고도 볼 수 있겠죠. 우리는 통계나 미디어가 정하는 평균이나 황금비율에 얽매이지 않고, 스스로 평범함이 무엇인지 정의하고, 자신의 삶에 대해 인식하고, 만족하고, 균형있게 살아가야 합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오늘 하루 행복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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